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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d 피플] 영월군 김삿갓면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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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9-11-06 14: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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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명순 아이엠재활요양병원 약사, 스포츠닥터스 약사회 부회장



정명순 약사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3일 일요일 5시 30분에 한남동 스포츠닥터스 사무실 앞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한다하여 집에서 4시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4시 25분 도봉산역 종점에서 나온 버스를 타고 만남의 장소를 향하였다.


찬 공기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새벽에 일찍 봉사를 참여하려는 봉사자들은 벌써 도착해서 출발 버스 안을 가득 채웠다. 일찍 나섰다고 생각했건만 더 부지런한 선생님들이 많아 내심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고 버스에 올라탔는데 예전에 참석했던 봉사자 선생님들이 있어 반가우면서 내심 그들에게 존경심이 들었다. ‘어찌 저리 마음도 고우실까’라며. 사실 그분들은 얼굴도 곱고 예쁘신 분들이다. 참석한 봉사자들은 봉사를 간다는 설레는 마음을 품고 출발했으리라.


그런데 출발과 동시에 버스 안 모든 봉사자들은 수면제를 복용한 듯 모두 기절했다. 이른 새벽 출발을 준비하느라 잠이 모자랐을 터다. 서울을 벗어나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새벽의 어둠으로 가리어 볼 수가 없었다. 나도 수면모드로.


7시가 지나자 창밖은 조금씩 어둠이 거치고 사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존경하는 허준영 이사장님과 이지선 부이사장님은 봉사자들의 간단한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휴게소를 들러 빵과 커피를 챙겨주셔서 맛나게 먹었다.


강원도에 접어들자 산은 갈색빛으로 바뀌어 너무 고왔다. 들판은 벌써 가을걷이가 끝난 곳이 있어 들판은 무언가를 다 주고 난 마음처럼 헛헛해 보였다. 영월로 들어선다는 이정표에 나의 눈은 바깥으로 향했다. 가을 산과 유유히 흐르는 동강과의 어우러진 모습은 너무 멋졌다. 구부러진 길을 따라 보여지는 풍경은 내 가슴에 쑤욱 들어와 똬리를 틀고 앉아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마음을 진정하고 오늘의 봉사지인 이름도 독특한 김삿갓면사무소에 도착해 봉사 준비를 위해 사무소 안으로 들어갔다.


일찍 도착한 스포츠닥터스 선발대와 강원랜드 봉사대원들이 세팅하느라 분주했다. 나는 의약품 조제 파트라 약을 먼저 정리했다. 오늘 나의 파트너는 삼성병원에서 근무하시는 베테랑 간호사 박순옥 선생님이시다. 이 선생님은 봉사를 많이 하시는 멋진 분이시다, 아들 둘이 있는데 함께 봉사에 참여하시는 분이다. 자녀들에게 타인을 먼저 배려하고 나누는 삶을 몸으로 보여주시는 어머니이시다.


오늘은 ‘어떤 분들이 오실까’ 궁금한 마음을 가지고 약 정리를 시작했다. 어느 봉사지를 가든지 그곳에서 필요한 약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스포츠닥터스에서는 항상 만반의 준비를 하신다.


오늘도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봉사가 되기를 기대하며 9시부터 봉사가 시작되었다. 진료팀은 가정의학과. 내과. 정형외과 팀으로 나누어 시작했다. 키가 크고 ‘난 착한 사람이에요’ 써 있는 듯한 잘생긴 정형외과 의사 선생님과 예쁘고 똑똑하게 생긴 두 여자 선생님 두 분이 환자 맞을 준비를 하고 계셨다.


면사무소에 우리 봉사팀은 8시경에 도착한 듯한데 그때부터 어디서 오셨는지 두 분이 먼저 대기실로 들어가신다. 이분들은 한 시간을 기다리셨으리라. 대기실에는 강원랜드 봉사자들이 기다림을 달래 줄 간식을 많이 준비해서 오신 분들에게 대접하고 있었다.


면사무소 뜰에서는 건강검진 차에서 X-RAY를 찍고, 한쪽에서는 노인분들의 근육량 체크를 해드리면서 근육운동의 중요성을 알렸다. 혈압·혈당 측정, 문진을 통해 오신 분들의 건강체크를 해서 의사선생님께 보내어지는 유기적인 움직임 속에는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 모습이 담겨 너무나 보기 좋았다. 오전 진료는 순차적으로 환자들이 몰리지 않으며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12시를 지나면서 봉사자들은 차례차례 순번을 나누어 점심을 먹었다. 영월은 보리밥이 유명한 동네라 했다.


‘보리밭사잇길로’에서의 정갈한 점심 식사는 정말 훌륭했다. 주인장의 정성과 손맛이 담긴 김치. 된장, 반찬 등은 강원도지역에서 먹었던 식사 중 손에 꼽을 수 있었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잘 움직이지 못해 구부러진 허리와 손이 없는 팔 그리고 서툰 발음으로 고통을 호소하셨던 분, 휠체어를 타고 딸과 함께 오셨다는 어머니, 살맛이 없다는 90세의 아버지, 아픈 곳이 너무 많아졌다는 분, 일하기 위해서 약을 잡수신다는 분, 지팡이를 의지해서 찾으셨던 분, 치료를 위해 큰 병원으로 가려면 교통이 불편하시다는 분, 약 복용 중에도 불편을 호소하셨던 분, 서울에서 의사선생님이 오셨다고 일요일 교회예배도 당겨서 드리고 오셨다는 분.


노년의 나이 듦도 서글픈데 그동안의 세월을 살기 위해 버티셨던 어머니, 아버지들은 모든 관절이 어긋나 있는 분들이 너무 많아 ‘팔이 아프다’ ‘허리가 아프다’ ‘다리가 당기며 아프고 저리다’를 호소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의 지나온 고통과 아픔을 우리 봉사자들의 하루 봉사로 위로와 치료가 될까만은 그러기를 희망하는 것은 오늘 봉사에 참여했던 나만의 마음은 아니었으리라. 찾아오셨던 모든 분들의 마음을 내 가슴에 모두 담고 가는데 왜 내 어깨가 무겁지 않은 이유가 뭘까? 그분들은 내게 더 많은 사랑과 감사한 마음을 주셨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또 겸손하게 다음 봉사를 기대하게 되는가 보다.


오후 진료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단풍 구경을 다녀온 행락객들 때문인지 답답할 정도로 길이 꽉 막혀 서울까지 4시간 걸려 도착했다. 오늘 참석했던 모든 봉사자들에게는 고단한 하루였으리라. 오늘 봉사에 참여했던 모든 참가자분들과 애쓰셨던 스포츠닥터스 관계자분들 강원랜드 봉사단원들 모두에게 수고의 박수를 보낸다. 이들은 다시 각자의 자리에 돌아가서 또 다른 일에 한 몫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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