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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에 충실해야 수술감염 막을 수 있죠”
  • 김세영 기자
  • 등록 2019-10-16 11:19:14
  • 수정 2019-10-16 1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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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중구 일산병원 외과 교수, 지난 7월부터 2년간 대한수술감염학회장직 역임
  • 국내 수술감염 현황파악과 실정에 맞는 가이드라인 마련에 주력
  • “원칙이 지켜질 수 있는 투자가 중요해” 강조

강중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외과 교수. 사진제공=강중구 교수


“지금은 그래도 많이 하얘진 편이지.”


강중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외과 교수(제6대 일산병원장)는 얼굴을 쓸어내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강 교수의 가무잡잡한 피부는 평소 취미로 산악스키를 즐긴 탓도 있지만, 국제 학회교류나 해외 의료봉사에도 관심이 많아 바깥 일이 잦기 때문이기도 하다. 외부활동이 많은 편이지만 연구도 게을리할 수 없다. 지난 7월부터는 대한수술감염학회장직에 올라 우리나라 수술감염에 대한 현황파악과 정책 개선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그는 수술감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기본적인 부분부터 차근차근 다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지난달 24일 인터메디컬데일리는 강중구 교수를 만나 현재 국내 수술감염 실태와 학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 현안을 놓고 대화를 나눴다.


Q. 학회 설립배경과 운영 목적을 간단히 설명해달라

나와 뜻을 같이한 경희대병원 이길연 교수, 삼성서울병원 이우용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부윤정 교수 등과 함께 2011년 4월 외과감염연구회 발족을 위한 모임을 시작했고, 2년 뒤인 2013년 7월 외과의 분과학회로 승인받았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유럽, 미국과 달리 수술감염에 대한 외과 위주의 전문적인 학회가 없었다. 수술감염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와 교육 및 지침을 만드는 데 그 목적이 있다.


Q. 지난 3월 국문 명칭을 대한외과감염학회에서 대한수술감염학회로 바꾼 이유는?

대한외과감염학회를 영어로 풀이하면 ‘Korean Surgical Infection Society’이다. 기본적으로 외과 계통의 학회지만 이것이 마치 외과의사들만 참여하는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이것을 ‘수술’로 바꾸면 이와 관련해 정형외과, 신경외과, 비뇨기과, 성형외과, 산부인과 등 외과 수술계 모두 다학제적(多學際的)으로 참여자들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변경했다. 단 영문 명칭은 유지하기로 했다.


Q. 학회가 사회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하고자 하나?

학회 입장에선 ‘수술감염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줄일 것이냐’ 문제에 직면해 있다. 수술감염은 전체수술 환자의 2~5% 정도 된다. 수술감염이 발생하면 입원 기간이 늘어나고 치료비도 증가하기 마련이다. 평균적으로 수술 건당 300만원 이상 치료비가 증가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관련한 지침은 물론 적정한 항생제 사용과 소독 등 예방을 위해 여러 정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Q. 학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연구는 무엇인가? 

수술감염에 대한 연구는 현황파악이 최우선이다. 국내 얼마만큼의 수술감염이 발생하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간 주로 내과 위주로 실시되어 외과의 관심이 적었다. 메르스나 신종플루에는 온 국민이 눈여겨보지만, 수술감염은 그렇지 않다. 환자는 수술할 때 가장 감염에 취약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감염률을 보면 외국에 비해 굉장히 낮은 편으로 실제 감염률보다 저평가되어 있다. 수술감염보고가 저평가되어 보고되어왔다. 겉으로 볼 때는 감염이 잘 컨트롤 되고 있다고 잘못 판단할 수 있다. 정책적으로 볼 때도 투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도 병원 내 전체 감염이 100이라면 수술감염은 그중 가장 높은 20~30% 비율을 차지한다. 외국 데이터 역시 그러하다. 또 병원 내 폐렴, 소화기감염, 요로감염, 카테터감염 등도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예방책 마련을 위해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수술실 현황도 파악하고 있다. 수술실은 우선 제한된 공간이어야 한다. 공기도 바이오필터를 사용해 균을 제거해야 한다. 수술실 안 압력은 바깥보다 높아야 한다. 또 감염수술실은 분리해야 한다. 이렇듯 여러 지침들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해당 조건을 모두 준수하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 규모에 따라 병원 간 격차도 크다. 수술실 개선을 위해 중소병원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연구하거나 제안하고 있다.


강중구 교수가 지난 7월 열린 ‘제2회 아시아태평양 수술감염학회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강중구 교수 


Q. 2017년 신생아 사망사건으로 ‘재사용 의료기구’ 이슈가 뜨거웠다. 현재 우리나라 수술실감염 관리실태는 어떠한가?

재사용 의료기구 문제는 일회용 수술기구를 1회만 쓰고 반드시 폐기할 수 있도록 법적인 제도가 보장되어야 한다. 신생아 사망사건 이후 주사기는 현재 한 사람에게만 쓸 수 있게 됐지만 이외에 드릴, 절삭기(Burr), 톱, 일회용 복강경 기구 등에 대해서도 보완되어야 한다. 수술 후 미세하게 조직이 끼면 소독이 매우 힘들다. 확대해보면 뼛가루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식약처에서 일회용 기구로 허가받았지만 정액수가를 적용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10~30% 정도밖에 보상받지 못한다. 병원은 어쩔 수 없이 재소독할 수밖에 없다.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제도와 현장이 서로 모순된 상황이다. 기본이 우선 잘 지켜져야 한다. 


Q. 임기 2년 동안 해결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 있나?

수술을 하는 모든 학회가 다학제적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한수술감염학회의 제1 목표다. 수술감염에 대한 지침을 제정하고 정책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제학술 행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7월 ‘제2회 아시아태평양 수술감염학회 콘퍼런스’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2년 전 일본 도쿄에서 처음 열렸다. 2년 뒤에는 필리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엔 ‘수술부위감염(SSI·Surgical Site Infection) 예방을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자(Step to New Horizon to Prevent SSI)’를 주제로 새로운 가이드라인과 치료예방법에 대한 한층 더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Q. 학회 발전을 위해 정부 정책 측면에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수술감염에 대한 이해와 투자가 필요하다. 학회 차원에서 원칙적으로 일회용 제품은 1회만 쓸 수 있게끔 많이 바꿔놓긴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 감염간호사를 늘리는 일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원칙이 잘 지켜질 수 있는 투자가 중요하다. 오히려 소독약을 충분히 쓸 수 있어야 한다. 수시로 보건복지부 등 부처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Q. 학회지(대한외과감염학회지)를 더 발전시키려면 어떤 방안이 필요한가?

관련한 연구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 임원진 개선을 단행했다. 학회지 위원회 역시 적극적으로 대처하게끔 노력하고 있다. 1년에 2회 나가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학회지 사람들에게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Q. 향후 학회를 이끄는 데 목표 또는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정리하자면 첫째 목표는 우리나라에 맞는 수술감염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고가의 일회용 치료기구에 대한 연구와 정책적 제안 그리고 수술부위감염율(SSI)을 떨어뜨리기 위한 예방적 차원의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다. 대한수술감염학회는 국내 수술감염에 관한 유일한 학회다. 전문성을 살려 학문적·정책적으로 좋은 방향의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강중구 교수(사진 아래 좌측부터 4번째)가 지난 7월 ‘열린 제2회 아시아태평양 수술감염학회 콘퍼런스’에서 각국 대표자들과 함께 단체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제공=강중구 교수


Q. 국제의료봉사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외과의들은 대부분 의료봉사에 관심이 많다. 아울러 현지 학회를 지원하는 데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6월 대한대장항문학회 회장 자격으로 몽골 울란바토르를 방문해 처음으로 한-몽 대장항문학회간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과 공동심포지엄을 열었다. 인구 300만 정도의 몽골은 대장항문 분야 발전을 위해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았고, 우리나라 선진 의료기술이 꼭 필요했다. 이를 통해 양국 간 학술교류와 학회 운영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에티오피아의 경우에는 이동하기 굉장히 힘들었다. 또 현지 고유의 병들이 우리와 매우 달랐다. 고지대라 산소가 부족해 심장병이 많고, 내륙이라 해조류를 접하기 힘들어 갑상선 환자들이 많았다. 질병 현황을 파악해 장비도 지원했다. 몇몇 의사들은 수술도 진행하긴 했지만, 현지 의사들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다양한 교육이 절실했다. 일회성 진료보다 기술이전이나 병원운영을 돕는 지속 가능한 교류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언가 일을 하려면 일단 만나야 한다.

 

Q. 국제의료봉사단체인 스포츠닥터스에 덕담 한마디 한다면?

봉사단체가 여러 군데 있긴 하지만, 스포츠닥터스가 열심히 하고 있다. 봉사주최자로서 거듭 발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앞으로도 무한한 발전이 있기를 기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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